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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통신 하이텔 오카리나 동호회 '아소새' (경향신문 1999-04-13)
    오카리나 이야기 2010. 11. 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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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감정을 부는 청아한 악기죠'


    PC통신 하이텔 오카리나 동호회 아소새

    하늘에서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일까. 한없이 맑고 영롱하다. 슬프면서도 따뜻하고 소박한 색깔. 자기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젖어든다. 풀밭에 앉아 있으면 금세라도 풀벌레가 날아들 것 같은 '무공해' 선율. 사막과 초원의 어느 곳에선가 들려오는 '영혼의 소리' 같다.

    오카리나(ocarina). 잉카문명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원시 악기. 지금은 고대의 향기를 간직한 채 전 세계에 퍼져 있다. 흙으로 빚어 초벌구이한 도자기로 만든 새 모양의 피리. 이탈리아말로 '어린 거위' 란 뜻. 세계에서 유일하게 막혀있는 토관악기다. 일본 NHK가 제작한 다큐멘터리 '대황하', '실크로드' 등의 테마음악에 사용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PC통신 하이텔의 오카리나 동호회 '아소새' (go SG132). '아침의 소리를 여는 새 친구 모임' 의 약칭. 국내에선 생소한 오카리나를 널리 소개하며 연주를 즐기는 사람들이다. 96년 7월 단 10명으로 출발했지만 현 회원은 500여명에 달한다. 20대 대학생 직장인이 주축. 중 고생이나 40~50대 장년층 회원도 더러 있다. 초보자부터 마이나까지 실력차는 있더라도 오카리나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는 공통분모를 가졌다.

    '이보다 청아한 소리가 없어요. 부드럽고 잔잔하면서도 톡톡 튀는 상쾌한 기분도 느끼게 해주지요. 인간의 감정을 그대로 전하는 순수함을 지닌 악기랍니다.'

    모임 대표 김왕영씨(21)가 자신있게 말하는 오카리나의 매력. 물론 소리뿐만은 아니다. 지구상의 어느 악기보다 배우기 쉽다는 점도 한가지. 어릴 때 피리를 불어본 경험이 있으면 처음부터 '도레미파솔라시도'를 불 수 있다는 설명. 크기가 작아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니며 연주할 수 있다. 학교나 공원벤치에 앉아 오카리나를 꺼내 불면 어느새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는 청중이 몰려든다.

    연주 영역이 넓은 점도 매력이다. 외국 민속음악뿐 아니라 뉴에이지 재즈나 국내 가요 민요까지도 얼마든지 연주 가능하다. 방랑시인의 발걸음같은 구슬프고 처량한 소리는 우리네 정서에도 기가 막히게 들어맞는다.

    아소새는 한달에 한번씩 서울 부산 울산 등 지역별로 정기 '오프 모임'을 갖는다. 초보 회원을 위한 강습회 겸 합동 연주 시간. 대중연주회는 이제껏 2번 열었지만 앞으로는 자주 나설 작정이다. 캠퍼스나 지하철역의 작은 공간을 찾아 아름다운 오카리나를 자랑할 생각. 아소새 식구들은 '자연을 벗삼고 음악과 함께 평온한 삶의 여유를 누리고 싶은 사람은 오카리나와 친해볼 만하다' 고 권한다.


    경향신문 2003-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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